17년 1월부터 20년 7월까지 3년 6개월 동안
총 2번의 필기시험과 7번의 실기시험 끝에 건축기사를 취득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길었던 건축기사 합격 이야기를 적어보고자 한다.
나와 같이 건축기사 취득에 시간이 오래걸리고 있는 수험생이 읽고 조그마한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다.
17년도 건축학과 5학년,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마지막 학년으로 건축기사를 응시가능하게 되었다.
집 앞 공공도서관을 다니며 약 6주간 건축기사 필기를 준비하였다.
물론, 준비하기 전 여러 블로그를 탐방하면서 어떻게 공부했는 지 찾아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필기는 문제은행을 이용하였다.
따라서, 나 또한 전형적인 문제은행을 통한 다다익선 문제풀이로 진행하였다.
과목별로 건축계획은 전공인 만큼 어렵지 않게 풀어나갈 수 있었고
당시에 건축시공 또한 문제풀이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남들과 같이 건축 구조와 설비, 법규에서 점수가 저조했으며 많은 문제를 풀어서 대처했다.
첫번째, 건축기사 필기시험은 평균점수 75점 이상으로 무난하게 합격하였다.
생각보다는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학생이었고 방학이었으므로 하루에 6시간 이상 투자했던 걸로 기억한다.
기나긴 건축기사 시험의 문제는 이제 시작된다..
건축기사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본격적으로 졸업작품에 돌입했다.
당시에 건축학인증으로 졸업작품을 전 후반기 각각 2회 평가하는 바람에 실기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그렇게 첫번째, 건축기사 실기시험은 날아갔다.
아무래도 전공인 졸업작품이 더 중요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건축기사 실기를 준비할 절대적인 공부량이 부족했다.
6월, 9월 두번의 졸업작품을 끝내고 다시 건축기사 시험에 눈길이 갔다.
하지만 마지막 학년의 숙명인 취업의 문제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취업준비는 여름방학부터 들어갔으며, 졸업작품을 진행하는 8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원서를 넣었다.
포트폴리오를 발전시키고 면접을 보다보니 어느덧 10월이 되었다.
면접을 10월 초에 보고, 17년 10월 중순에 합격 통지를 받자 4회 시험까지 그래도 시간이 있었다.
이 때.. 공부를 했어야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학생때가 공부하기 제일 좋을 때란 걸 합격에 취해 망각했다.
합격도 했겠다, 출근도 1월이겠다, 마지막으로 실컷 놀자는 마음으로 친구들과 배그를 즐겼다.
그렇게 두번째, 건축기사 실기시험도 날아갔다.
건축사사무소에 취업해서 현상팀에 들어가다보니 반복되는 야근과 주말출근으로 건축기사는 꿈도 못꿨다.
필기시험 면제기간인 2년이 다되어가서 필기시험 공부가 아까워 다시 준비하였다.
당시에 LH 공동주택 현상으로 하루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한시간이 안되었다.
당연히 세번째, 건축기사 실기시험도 날아갔다.
지금 돌이켜보니, 실기시험 필패의 이유를 알 것만 같다.
이번이 마지막 시험이라는 생각으로 임하는 바람에 시험이 끝나면 공부도 멈추는 것에 있다고 본다.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라는 마음으로 공부를 지속해야 공백을 줄일 수가 있는 데, 난 그러지 못하였다.
해가 넘어가 19년이 되었다. 다행히, 이 때까지도 포기할 마음은 없었다.
네번째, 건축기사 실기시험도 떨어지고 필기시험을 다시 보아야했다.
첫번째 필기에 시간을 많이 투자했던 덕인지 두번째, 건축기사 필기시험은 어렵지 않게 필기시험을 합격했다.
그래도 은근히 시간은 많이 투자했던 걸로 기억한다.
각 시험마다 한달동안은 퇴근 후와 주말에 각각 3시간, 5시간씩 투자했다.
이제 부터 조금씩 위기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실기시험에 약간의 두려움이 생겼다.
사람들한테도 필기는 쉬운데, 실기가 어렵다. 특히, 시공이 생각보다 발목을 잡는다. 회사다니면서 하기 어렵다.
이런식으로 변명을 찾기 시작했다.
조그마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줄이려고 매일 공부하기 전에 '포기하지 말자'라고 매번 적었다.
남들은 한 큐에 필기, 실기 붙는데 이게 고시도 아니고 7전8기를 해야하나 싶었다.
말이 무섭다고 진짜 7번 시험을 볼지도 이때까진 몰랐다.
시험사이의 공백을 이기지 못하고 매번 새로운 문제를 맞이했던 나는 다섯번째, 건축기사 실기시험도 떨어졌다.
20년이 밝았다. 건축기사로만 무려 3년을 끌었다..
봄에 터진 코로나로 시험이 연기되었고, 시험장은 부족했다.
시험 접수 첫날, 일이 바빠 접수를 놓치고 집에 와서 접수를 하자 수도권 내의 시험장이 하나도 없었다.
보통, 시험장이 부족하면 뒤늦게 추가 시험장이 뜬다고 하는데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춘천중학교로 시험장을 접수했다.
이 때는 코로나로 공부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공공도서관도 문을 닫고, 주변 독서실도 자리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소호오피스를 빌려서 공부했다. 은근히 비용이 많이 나갔다.
시간도 아깝고, 돈도 아깝고 합격하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주말 새벽에 일어나 차를 타고 춘천으로 갔다.
전날까지 부족한 오답을 정리하느랴 졸리는 바람에 소리를 지르며 운전하여 시험장에 도착했다.
여섯번째, 건축기사 실기시험은 느낌이 좋았다. 매번 느낌은 좋았지만, 이번에는 친숙한 문제들이었다.
하지만 나의 예상은 빗나가고 또 떨어졌다.
끝나지 않는 시험 속에 과거를 되돌아봤다. 가장 점수가 좋았던 것은 여섯번째 시험이 아니었다.
왜 그랬을까.. 문제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전략을 조금 바꾸보았다.
이것이 나는 건축기사 실기의 필승 전략이라고 본다.
나는 여섯번째 실기가 합격 할 줄 알고 21년 건축사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건축사학원에도 등록하여 공부했었다.
떨어지고나서 학원도 취소하고 돌아왔는데, 이번에는 좀 더 간절했다.
건축사시험의 핵심은 내용이 아니라 완성이다. 그래서, 작도 후 코멘트도 달고 공부를 많이 했음을 드러내는 것이 좋다.
가장 점수가 좋았던 회차의 시험과 같이 이것을 건축기사 시험에도 똑같이 적용했다.
첫째, 악필이니까 글씨를 바르고 크게 쓰자.
둘째, 도식이 필요없는 문제라도 도식과 그림을 통해 문제풀이를 설명하자.
셋째, 검산을 빠르게 두번씩 하자.
실기시험 문제는 사실 거기서 거기다. 어느정도 과년도 문제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절대적인 문제풀이량과 오답 체크만 잘한다면 크게 문제 없이 60점은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채점과 답안이 공개되지 않으므로 분명히 주관적으로 채점이 가능하다 여기고 이 전략을 사용했다.
아 일반적인 공부방법인 실질적 공부량도 측정하여 준비했다. 매일 순수하게 공부한 시간을 적었다.
일곱번째, 건축기사 실기시험은 여의도에서 치뤘다.
30분 전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원의 체온측정으로 정시에 들어갔다.
문제지를 받았을 때는 낙담했다. 준비한 문제들이 나오지 않아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전략은 사용했다. 이 때는 당연히 떨어질 줄 알고 무거운 마음으로 집으로와 다음 시험을 준비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전략이 통했나 보다. 이제는 지긋지긋한 건축기사 시험에서 탈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길었던 3년 6개월 간의 건축기사 준비가 마무리되어 이 글을 쓰게 되어 기쁘다.
나는 합격 카톡이 오는지 잊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합격 카톡이 온다.
매번 떨어져서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다보니, 까먹고 있었다..
내 실력은 매 시험마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전략적인 접근과 운이 작용했다고 본다.
실기는 두번째 시험에서 인강을 들었으나 공백이 길자 전부 까먹어서 크게 소용은 없었다.
강의필기 해놓은 것도 기억이 나지않아 큰 의미도 느끼지 못했다. 인강없이도 충분히 준비가능하다고 본다.
학생 때라면, 당연히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준비하길 권한다.
직장인이라면, 한번에 합격한다는 생각보다는 2~3회에 걸쳐서 붙는다고 생각하고 공백을 줄이는 게 좋다고 본다.
도식이나 그림은 효과적인 점수를 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는 상대적으로 점수가 높게 나왔다.
여섯번째 시험은 왜 합격을 못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괜찮게 시험을 치뤘으나 세가지 방법을 쓰지 않았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기사를 길게 준비해서 지쳐있는 사람이 분명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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